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증여를 해제하더라도, 이미 이행된 부분(등기 이전 완료)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이 원칙입니다(민법 제558조). 예외는 부담부증여로 인정되는 경우 — 쌍무계약 규정이 적용되어 해제·원상회복이 가능합니다(제561조). 결국 증여 당시 부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은 계약서가 있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원칙 — 이미 등기를 넘겼다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민법 제556조는 수증자가 증여자 또는 그 배우자·직계혈족에게 범죄행위를 하거나, 부양의무가 있는데 이행하지 않는 때 증여를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조문이 문제입니다.
부동산 증여는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지면 이행이 완료된 것이므로, 그 후에 해제해도 등기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이 판례입니다(대법원 2004다63484 판결 참조). 즉 "말 안 듣는다고 도로 내놔"는 원칙적으로 통하지 않습니다.
예외 — 부담부증여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증여의 전제로 삼은 '부담'이 이행되지 않으면 쌍무계약 해제 법리에 따라 계약을 해제하고 원상회복을 구할 수 있고, 이때는 제558조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부담부증여였다는 사실을 증여자(원고)가 입증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만 '부양'과 '충실한 부양'의 차이가 무엇인지는 여전히 모호합니다. 위 사건에서도 증여 재산이 20억 원 상당이었던 점, 자녀가 부모를 외면한 점, 모친이 아플 때 요양원행을 권한 점 등 여러 사정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계약서 문구가 구체적일수록 안전합니다.
효도계약서, 이렇게 쓰세요
정해진 양식은 없고 부동산증여계약서에 부담 조항을 넣는 방식이면 충분합니다. 반드시 들어가야 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 부양의 내용 — 구체적으로"매월 ○일에 생활비 ○○원을 지급한다", "월 ○회 이상 방문한다", "질병 시 치료비를 부담한다"처럼 측정 가능한 의무로 씁니다. '성심껏 부양', '행복한 가정을 위해 노력', '대들지 않는다' 같은 추상적 문구는 나중에 해석 다툼을 부릅니다.
- 증여재산의 특정부동산의 표시(소재지·지번·구조·면적)를 등기부대로 정확히 기재합니다.
- 해제 요건과 효과"제○조·제○조 중 하나를 위반하면 위 부동산을 증여자에게 반환한다"처럼 위반 시 원상회복 의무를 명시합니다. 생존 중 처분 금지, 담보 제공 시 동의 요건도 함께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FAQ
계약서 없이 구두 약속만 했습니다.
부담부증여였다는 점을 증여자가 입증해야 하므로 불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증여 전후의 대화·문자, 가족들의 진술, 증여 경위 등으로 다투어볼 여지가 있으므로 자료를 모아 상담받으시길 권합니다.
자녀가 이미 그 부동산을 팔았으면요?
제3자가 유효하게 취득한 경우 부동산 자체의 반환은 어렵고, 자녀를 상대로 가액 상당의 반환·손해배상을 구하는 구성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유류분과는 어떤 관계인가요?
생전 증여는 상속 단계에서 유류분 산정에 포함될 수 있어, 다른 자녀와의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여 설계 단계에서 상속까지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